:::영남뉴스 (ynnews).

포토뉴스

혁신의 장(場) 깊은 산 속, 자연장(葬) 발상지 최봉진 자연장발상지 대표, 경주최씨 진사공파
ㆍ작성일: 2016-09-27 (화) 14:22	ㆍ추천: 0

"만물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600여평(1800㎡) 남짓한 곳에 묘지가 하나인 이곳은 78인이 세상을 떠나면 묻힐 곳이며 이 문중의 그 누구든 함께 할 수 있어 수 만, 수 십만, 수 백만이 잠들 곳이다.

여기에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면서 그들도 함께 할 공간이 조성되어 있는 이곳은 경북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 포항시 기계면의 경계지인 도덕산아래,

인간과 성(性)씨 간의 보여주기식 이기주의로 산야를 훼손하며 한반도를 뒤덮은 죽음의 공간 묘지,

좁은 국토에다 세계 3위의 인구밀도인 이 나라가 유학사상이 만들어 낸 매장문화로 화장을 선호하기까지 옥토를 뒤덮은 이후 2000년대 들어 등장한 나무, 숲, 강, 바다를 이용한 자연장,

"삶을 인(仁)과 덕(德)을 행하여 가문의 화목과 번영을 다지며 국토를 잠식하는 허례스런 묘지관습을 탈피하고 여기에 모든이의 영원한 안식처로 삼고자 이 공원을 조성합니다. 2002.4.20 경주최씨 진사공파 문중 최고 웃대인 일본거주 최성락 김국선 부부와 1대 자손 최성식 등 각 26인씩, 조성자 최봉진"

▲ 인덕원 자연 장례방법 및 순서
1. 잔디 가로세로 50cm씩 떼내기
2. 땅파기 깊이 50cm
3. 분골(粉骨:유골함을 제외한 후의 상태)과 깨끗한 흙섞어 넣기
4. 흙 되메우기
5. 잔디 원상태 복구
6. 명단석에 사망일지 기록

▲ 분골(粉骨)뿌리기
1. 인덕원내 꽃밭 나무 밑 뿌리기
2. 산, 강, 바다에 뿌리기
3. 명단석에 사망일지 기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 후 대구농림고(현 자연과학고)와 남산여고에서 20여년 교편을 잡던 최봉진(1933년생)교사가 섬유 등의 사업가로 방향을 바꾸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다 보니 벌초와 참배 등 조상묘소를 찾기 힘들어 시작했던 생각이다.

영천시 고경에 살고있는 장조카, 최우영(1947년생)씨에게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의견을 냈으나 워낙에 반대가 심해 10여년간 세월이 흐른 2002년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전 해에 조상묘소가 있는 경남 창원의 벌초를 하는 과정에 타인의 묘소와 헛갈리는 실수를 하게된 것이 자연장으로 하자는 삼촌의 설득이 먹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에 거주하는 경주최씨 진사공파 장손 최우영(70)씨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오룡리는 30여년 이전만하더라도 논이 없었을 정도로 척박하기 그지없는 삶이었다.

이런 탓에 일제시대엔 할아버지 형제와 서너명의 삼촌과 고모가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들 중에는 해방 후 북송선을 탄 가족도 있으며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사업을 위해 조총련계 자금을 이용했다고 한다.

일본 고베에서 파친코와 섬유 등으로 돈을 많이 벌어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삼촌인 최성락(86)씨는 전두환 전대통령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까지만 해도 왕래가 원활했으나 그 이후로 입국불허 조치가 내려져 그 부모와 부인의 유골이 일본에서 못들어오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교사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며 탄생한 자연장의 발원지는 충남 세종시로 행정도시가 이전할 당시 수십여개의 문중에서 장묘의 벽에 무딪혀 반발이 심했으나 이곳의 자연장발상지를 견학한 이후 문제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최봉진씨는 지난 2010년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600여평에 달하는 진사공파의 자연장 공간 바로 옆에는 200여평에 달하는 다문화 공원도 조성해 다문화가족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