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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아 빨리 가거라!
ㆍ작성일: 2016-02-12 (금) 01:22	ㆍ추천: 0

바람결이 봄날같이 한결 부드러워진 11일 오후 구룡포 대게위판장 주변에는 새벽에 대게잡이를 나갔다가 돌아온 어선의 그물을 손잡이 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주로 60대에서 70대인 이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이미 발작을 한다.

"방송에 안 나온다고 해놓고 뉴스에서 자신의 얼굴을 본 자식들에게서 그렇게 원성을 들었단다"

아직도 피부에 닿는 바닷바람이 살갗을 에는듯한 가운데 "안 춥느냐"의 기자의 물음에는 이 정도면 이미 봄날씨란다.

100여미터는 족히 될듯한 그물이 엮어진 밧줄, 하나당 7000원짜리 책임할당제, 속칭 '돈내기'지만 노구임에도 일이 있어 즐겁단다. 손놀림이 재바르니 대게가 많이 잡히면 잡힐수록 일거리가 많으니 선장도, 선원도, 허드렛일 하는 어르신들도 행복투성이다.

아직도 바닷가에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고 있음에도 서민들에게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란다. 손은 두꺼비같이 턱턱 갈라져 있는데.....

마당안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는 여자 어깨넓이도 안되는 계단식 구조를 갖춘 구룡포길 111번길의 막바지 성황당 당수나무, 그 헝클어진 마른 풀밭을 휘청거리며 올라가다 한바다의 외로운 어선들에게 전파를 보내는 무선안테나 흙길 가로수인 아카시아나무에 꽃이 피면 호미곶반도와 110년된 구룡포항국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오솔길,

그 길을 따라 구룡포117번길을 굽이굽이 바닷가에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흙을 밟을 수 있는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나서 구룡포항의 맛집, 얼큰한 칼국수에 각종 해산물을 넣은 어탕, 그리고 대게 삶는 김에서 풍겨나오는 향긋함.

구룡포의 비경은 골목길 속속들이 100년의 역사와 애환이 숨어있다. 한두번으로는 쉬 발견하기 어려운 서민이면서 부유층으로 보이는 일제시대의 日本人村, 그리고 한반도 3대 어장이었던 호미곶의 애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