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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미터대 산봉우리에서 골짜기 녹음을 거쳐 불어오는 푸른 공기, 상쾌한 바람, 향긋한 풀향기와 해너머가는 내연산 보경사 경내의 익어가는 메주콩으로 담근 장(醬)익는 냄새,
그 가운데 백두대간을 따라 삼천리 방방곡곡의 산골짜기마다 지독한 가뭄으로 물이 바짝 말라들며 그 웅장한 산세에 물기를 찾아 생명체들이 물이 있는 곳이라면 꾸역꾸역 모여들어 각박하고 혼탁한 인간들 세상의 축소판, 작은 지구를 만들고 있다.
깊고 높은 산길에조차 곳곳에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포장을 하는 바람에 비가 내려도 금새 지표수로 빠져나가도록 한 인간들의 눈 앞에 탐욕, 편안함을 추구하는 탓에 땅으로 스며들어 흙알갱이가 머금고 있어야 할 그 물을 흘려보내 버렸으니......
맑은 옹달샘이었던 골짜기가 지난 겨울 이후 흡족한 비가 없었음에 시커멓게 변해 있지만 그나마 이 작은 웅덩이의 물조차 몇 일을 버틸려나.....
산중의 포식자 맷돼지가 쭉쭉 빨아들이고 그 아래 고라니, 토끼, 꿩, 들고양이, 피라미, 송사리까지.....
그나마 흘러내릴 물조차 위쪽의 보를 이용해 논과 저수지로 물길을 변경하다보니 생태환경이 단절과 멸종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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