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제 아무리 울며불며 붙들어도
절기의 순응은 이길수 없는 것
처서가 다가오자
어김없이 밤공기는 찬물을 끼어얹는듯 시원함
때는 바야흐로 걷기 좋은 계절!
간당간당 나무가지에 매달려
귀따갑게 울어제키는 여름곤충들의 항거도
이제 ....
하늘은 높아가고
대륙의 말들이 뜯을
풀들이 서리와 눈에 덮이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누가
언제부터
天高馬肥를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며 미화 했나?
침략용 말들에게 더 이상 먹일 양식도
그들이 일용할 음식물도 구하기 어려운 고난의 시기에
볕이 따스한 남쪽으로 침략을 통해 약탈의 시기임에도.....
약자들에게 보호를 명목으로 뜯어가는 수탈
하늘이 푸르고 높아가면
단지 수탈이 약탈로 바뀔뿐인데....
우물안의 지배층 철밥통개구리들
백성 편하고 배부르게 만드는 이웃을 배우려 하기보다
저 부족한 거 모르고
흥청망청 피 빨아대는 약탈적 횡포에만 관심을 보일뿐인데.....
블라디보스톡, 연해주의 가을은 벌써 시작됐다.
10월부터 눈이 내리는
5월에서 9월까지의 찰나의 봄, 여름
그리고 순간의 가을은 이미 무르익어
7개월여간 만주벌판의 길고 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시베리아의 그 길고 긴
암흑의 겨울!
뭇 백성들의 춥디추운 그 엄동설한을 철밥통들이 어찌 아나?
동학운동
프랑스혁명
볼셰비키혁명
베네수엘라사태
......
"백성(下民)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 위협할 수 없고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혜로서 속일 수 없는 것이다. 백성(民)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民)은 복종하지만 백성(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民)은 인군(人君)을 버린다."
ㅡ 정도전, 조선경국전 中에서
2020년의 이 난세에 어찌하여 양들에게 그늘이 될만 한 큰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오로지 혹세무민하는 정글같은 난장판의 무리들만이 헐떡거리며 먹을 것을 찾아 토구리고 있는 승냥이들만 우글거리고 있도록 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