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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삼킨 대보름 달이 사라진 추석 날 밤에 경주시 동궁과 월지에는 야경을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 몰려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도 주차장은 만원이 된 지 오래이고 그 곳에 주차를 위해 대기하는 줄, 동궁과 월지에 입장하는 줄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미 입장한 인원이 많다보니 사적관리소 측에서는 사고를 우려해 수용 인원을 제한, 나오는 만큼 입장하게 하는 밀어내기 방식의 인원만을 입장시키고 출입문의 폐쇄와 개방을 반복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폐쇄시간 1시간을 남긴 9시부터는 아예 출입을 차단하는 등으로 추석날 신라의 달밤은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시민과 관광객으로 흥청거렸다.
명절과 연휴의 이같은 북적거림이 싫은 사람들은 일찌감치 국내를 떠나 여름의 마지막 햇살이 쏟아지는 해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상당수다.
"경주시의 주요 사적지 야경, 너무 아름답게 만들어서 이런 거 아이가?" "이 정도면 입장 수입이 얼마나 된다는 말이고?" "시민들의 웰빙, 풍족한 삶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객관성을 측정하고 있으며 대비책을 세우고 있노?"
이러한 무더기 관광, 이제 양에서 질을 넘어 (품)격으로 승화해야하는 '경주관광정책의 과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장이 추석날 2000년 고도, 1000년 신라수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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