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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더위, 땀, 허기......징글징글한 하루의 해가 강으로 긴 꼬리를 남기고 서산으로 넘어간다.
논에 물을 넣기 위해 하천에 웅덩이를 파고 물 퍼넣기를 하다 소에게 먹일 풀을 한 짐 가득하게 한 후 어두워질 때까지 또 다시 물퍼기로 나날이 육체노동으로 이어가던 시절.....
그나마 언제든지 배를 채울 양식을 두둑이 쟁겨놓은 사람들에게 무더위는 상대적으로 덜 징그러웠다.
1970년대만 해도 대한민국의 70%의 농업종사자 중 절반 이상은 보릿고개 4월부터 아침에 나물죽, 점심엔 물에 말아놓은 보리밥에 장에 찍은 고추로 배를 채웠다.
저녁엔 밀가루로 반죽을 한 후 홍두께로 어머니와 할머니가 밀어낸 칼국수 한그릇씩으로 배를 채우던 시절,
그리고 모기가 달라드는 저녁, 소가 못먹는 억센 풀로 모기를 쫓을 모깃불용으로 풀을 또 한짐,
모기 파리가 연기에 쫓겨간 시간은 탈곡을 한 보릿짚으로 밀집모자 등 수공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던 시절이 불과 50여년 전에 있었다.
배가 터지도록 채운 소가 늘어지도록 휴식을 취한 후 딸랑딸랑 기척을 내는 새벽은 모기와 더위와의 길지도 않은 뒤척이든 잠을 끝내고 푸른 새벽의 논밭으로 나가는 게 또 하루의 시작이던 1970년대,....
낮의 그 무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한 푸른 70년대의 새벽은 온 지천에 흙으로 덮여 있었기에 해가 넘어간 순간 온도를 끌어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스루 같았던 그 푸른 새벽에 소에게 먹일 이슬 젖은 풀을 베면서 풍겨오던 상처입은 풀내음,.....
그것은 자연이었다. 복원된 초자연 속 새로움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또 다른 날이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열기가 식을만 하면 다시 달아오르는 21세기의 도시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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