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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그래도!
ㆍ작성일: 2016-02-13 (토) 23:43	ㆍ추천: 0

봄비가 내리는 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 보경사 경내의 13일 새벽
비안개가 내연산을 휘말고 있는 시각,

경내 흙마당을 서릿발로 들뜨게 만들었던 그 차가움도 빗물이 녹이고 그 빗물이 스며든 흙을 다시 들뜨게 해 걸음을 옮기는 순간마다 신비로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초봄,

내연산 계곡에서 두터운 얼음장들이 일순간에 녹아 흘러내리는 물결은 어느새 버들강아지 싹을 틔우고 공기와 나무가지를 얼렸던 추위가 빗방울 대롱대롱 나뭇가지에 보석이 되어 있다.

내일은 또 어떻게 될 깝새, 오늘의 이른 봄 기운은 만물이 생동감을 불러 일으켰고 훈풍의 바람결에 새소리마저 춘흥을 불러일으키는 이른 이월의 봄기운

삶의 기운에 앞선 자연이 오늘
겨울 한나절 봄을 깨우려다가 하룻밤 사이에 꽁꽁 얼어붙이는
서슬퍼른 빙하기 기후의 변화로
연약한 순순함을 자랑하듯한 청춘의 영혼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릴 것같은 쓰라린 아픔의
추억을 묻어나게 하는
섣부른 조숙(早熟)함이여!

배고픈 나뭇꾼의 허기를 채우는 새벽 공양의 봄나물 장국
향기가 비록 아늑함만은 아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