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서산으로 넘어간 11일 포항시 남구 연일읍 남성리에서 인주리까지 둘레가 2km를 홀쩍 넘어보이는 적계지,

지난 열흘가량 지속된 연휴에 낚시를 하면서 버려진 쓰레기들이 아카시아 나무로 뒤덮인 뒷산에서 불어오는 향기가 부끄러운척 황혼이 물들다 사라진 물 속으로 빨려들어 숨어버린다. 

50만 인구의 도심에서 불과 5~10km 떨어진 이곳은 포항철강공단과 바로 인접한 곳으로 가까이 큰 산이나 계곡이 없어 형산강변의 모래톱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보니 저수지의 제방이 평지에서 바로 쌓아져 깊이가 2미터 가량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주변의 산이 지난 1982년 제2 철강공단이 만들어진 후 연이어 3, 4공단이 조성되는 것과 함께 인근은 논농사에서 밭농사와 비닐하우스 농작지로 변해 저수지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러다보니 거의 방치되다시피 해 있다.

이곳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생존하는 조건이 맑은 물과 오염되지 않은 흙인데 포항시가 공단지역에서 불과 1km 이내에 위치한 이곳을 왜 제대로 된 쉼터를 만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은 대구시 수성구의 수성못둑처럼 그리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저수지를 한바퀴 돌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관리한다면 이렇게 아카시아 향기가 진동하며 황홀감을 안겨주는 이런 귀한 곳이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가 흉물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며 포항시의 자연에 대한 홀대를 안타까워 했다.